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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2-20 15:50
자바 한인 의류업체 '부익부 빈익빈' 심화…올 5~6% 문닫아
 글쓴이 : admin
조회 : 1,950  
대부분 원단·봉제공장 경기부진으로 힘든데…
일부 대형업체 가격경쟁통해 몸집 불리기 나서

LA한인 의류업체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자바시장 한인 의류업체들은 전반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경기 부진으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대형 바이어들의 주문이 크게 줄었다. 

소매체인들은 소량주문을 하면서도 하청가격을 내렸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하청업체와 봉제 노동자들에게 전가돼 원단과 봉제공장을 포함한 자바시장 전체가 휘청거렸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규모가 큰 업체들은 오히려 몸집을 불렸다. 시장이 가격경쟁에 내몰리자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는 자바의 영세업체들은 숨을 쉴 수 없었지만 큰 업체들은 오히려 생산량을 늘려 원가를 낮추고 판매 가격을 내리는 식으로 경쟁을 했던 것. 

자바시장의 한 업주는 "덩치 큰 업체들은 은행을 통해 낮은 이자의 융자를 얻을 수도 있었고 그런 자금으로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베이식(티셔츠 등 기본형태의 옷)을 다량으로 수입해 시장가보다 싸게 풀 수 있었다. 노임이 싼 곳에서 대량으로 생산해 원가를 낮춰 경쟁에 나서니 자바의 영세업체들은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결국 (돈)있는 업체만 살고 당장 버티기도 힘든 업체들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소매체인들이 대형벤더를 선호한 것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채질 했다. 또 다른 자바업주는 "경기 불안으로 체인점들도 주문을 확실하게 처리해 줄 만한 업체 한 두 곳을 선정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는 아무래도 규모있는 업체가 유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 의류협회의 이윤세 신임 회장은 "올해는 웬만한 중견 업체들도 운영이 쉽지 않았다. 내년에도 힘든 상황이고 가격경쟁으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자바의 한인 의류업체가 1000여 개가 된다면 올해 약 50~60개 정도가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강화된 노동법 단속도 대형업체와 영세업소간 격차를 벌이는 데 한 몫을 했다. 

임금체납과 같은 불법 노동행위는 근절돼야 할 일이지만 시장의 가격 구조가 왜곡되면서 봉제공장의 경우는 정상운영이 힘들어 졌고 그로 인한 노동법 단속으로 다시 소매 및 도매업자인 원청업체들까지 벌금을 무는 일이 늘었다. 반면 대형업체는 해외 수입을 더욱 늘리는 식으로 대응함으로써 단속을 피해갔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엔 신규 유입자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밀려난 이유도 있다. 

이 회장은 "자바시장이 여전히 돈벌이가 된다는 인식 때문에 경험 없이 뛰어 들었다가 몇 개월 만에 문을 닫는 곳이 올해는 유독 많았다. 자본과 물량으로 무한 경쟁을 하는 판에 경험도 없이 소자본으로 뛰어 들었으니 빈익빈 현상은 더욱 두드러져 보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